無

살아가도 아무 느낌 없어. 뭐, 나도 가끔씩은 화를 내기도 하고 웃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건 예전부터 쌓여온 습관과 생물학적인 반응이라고만 생각 할 수밖에 없다. 그곳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가끔씩은 마음이 움직일지도 모르겠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다 쓴 전지처럼 되어버리겠지. 다 쓴 전지는 단순한 쓰레기다. 나에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리고 그것을 버리는 것에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다. 마치 모든 것이 TV에서 보던 이야기 같다. 잔뜩 스쳐지나가듯 지나가는 사건. 하지만 그것 뿐이다. 아프리카의 어딘가에서 많은 아이들이 죽었다고 해도, 그렇구나 불쌍하게도 라고 밖에 생각 할 수 없는 자신. 그것이 바로 눈앞의 일이어도 그렇게밖에 말 할 수 없는 자신이 이곳에 있다. 모든 것이 새하얗게..